‘K-컬처 글로벌 도약의 숨은 설계자’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美 유력 매체가 조명한 ‘문화산업 개척자’
미국 유력 엔터테인먼트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한국 문화산업의 글로벌 도약을 이끈 핵심 인물이자 ‘대모(Godmother)’로 평가하며 그의 리더십을 집중 조명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한국은 어떻게 세계 대중문화를 장악했나(Snap, Crackle, K-Pop: How Korea Conquered Pop Culture — and Everything Else)’라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통해 K-컬처의 세계적 성공이 “자연발생적 현상이 아닌 수십 년에 걸쳐 정교하게 설계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그 설계의 중심에 이미경 부회장이 있음을 강조하며,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의 평가를 인용했다. Apple TV+ 드라마 <파친코>의 쇼러너 수 휴(Soo Hugh)는 “이미경 부회장은 한국 문화가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할리우드가 깨닫게 만든 인물”이라고 말했다.

한국 문화산업 발전의 상징적 사건으로는 1990년대 중반 할리우드 영화 스튜디오 드림웍스에 대한 투자가 꼽혔다. 당시 CJ는 약 3억 달러를 투자해 드림웍스 지분과 아시아 배급권을 확보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 협력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한국 문화산업의 전환점이 됐다고 짚었다. 이 부회장은 이를 통해 글로벌 제작 및 유통 시스템을 경험하고, 이를 한국 콘텐츠 산업에 이식해 영화 투자·제작·배급 시스템과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의 토대를 닦았다. 매체는 이러한 산업 생태계가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 세계적 거장들이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다며, “한국 현대 영화 산업은 사실상 하나의 투자 결정에서 출발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한국 콘텐츠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이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영화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정점을 찍었다.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이 “저와 닮은 분들이 주인공인 이런 영화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고 밝힌 사례는 K-컬처의 흐름이 세계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언급됐다.
매체는 이제 K-컬처의 글로벌 영향력이 단순 확산을 넘어 할리우드와의 ‘파트너십’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경쟁 관계였던 한국 콘텐츠 산업이 이제는 공동 제작과 협업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약 30년 전 인프라 구축에서 시작한 CJ는 현재 할리우드 비즈니스의 주요 축으로 성장했으며, 한국의 창작자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동등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미경 부회장은 지난 30여 년간 동서양 문화 가교 역할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에미상 공로상, 금관문화훈장, 글로벌 시티즌 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아카데미영화박물관 이사로서 아시아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한편, 글로벌 레이블 ‘퍼스트 라이트 스토리하우스’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와 인재 발굴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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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