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 재생에너지 병목 해소…국내 최초 '배전망 ESS' 구축 착수

기후부, ESS 구축 9개 사업자 선정…32개 배선선로에 ESS 구축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GW 추가 접속으로 접속대기 조기 해소

호남과 제주 지역의 태양광 발전 출력 제어와 계통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지원 사업'이 본격화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에서 이번 사업에 선정된 9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나섰다. 이번 사업은 기존 배전망을 증설하지 않고 배전선로에 ESS를 직접 설치해 전력 수용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다.

▲ 호남·제주 재생에너지 병목 해소…국내 최초 '배전망 ESS' 구축 착수




그동안 호남·제주 등 재생에너지가 집중된 일부 지역은 변전소와 배전선로의 수용 용량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신규 태양광 발전 시설의 전력계통 접속이 지연되거나, 기존 발전소마저 발전량을 줄이는 출력제어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향후 5년간 국비 5,586억 원을 투입해 ESS 기반의 대안을 마련했다. 이번 사업은 배전선로 1곳당 4MW(20MWh) 규모의 ESS를 설치해, 접속 대기 중인 태양광 발전 5.7MW를 전력계통에 조기 접속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에 ESS가 전력을 저장해 배전망 부담을 낮추고, 전력 수요가 높거나 계통 여유가 있는 시간대에 방전하는 원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ESS 약 700MW를 보급하고 재생에너지 1GW를 추가로 접속할 계획이다. 신규 선로 건설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시간, 주민 수용성 문제를 줄이면서도, 연간 1,350GWh(일평균 3.7GWh)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를 추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매일 약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번 사업 공모를 통해 VPP랩·LG에너지솔루션, 한전KDN·SK이터닉스·HD현대일렉트릭·그리드위즈·한국동서발전·한국중부발전·현대건설 등 9개 통합발전소(VPP) 사업자가 최종 선정됐다. 이들은 총 32개 배전선로에 배전망 ESS를 구축하고, 향후 20년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저장장치 운전을 최적화하며 전력망 유연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서는 삼원계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중심으로 선정됐으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8월 예정된 차기 공모부터 장주기·장수명·화재안전성이 우수한 차세대 배터리의 시장 진입을 본격적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차세대 배터리는 제주 지역에 우선 적용하고, 육지 지역 가점 제도를 보완해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육성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번 사업은 꽉 막힌 배전망의 접속 문제를 직접 해결하여, 재생에너지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시작으로 ESS와 재생에너지 융합 체계를 구축하여 전력계통을 안정화하고, 재생에너지 주력 전원 시대를 조속히 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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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