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공시송달 특례' 폐지…채무자 모르는 소멸시효 연장 막는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무분별한 시효 연장 관행 개선

금융기관이 채무자 모르게 지급명령을 신청해 채권의 소멸시효를 연장하던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급명령 공시송달 특례를 전면 폐지하고, 금융기관 개인금융채권의 소멸시효를 원칙적으로 처음 도래하는 시점에 완성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장기 연체 채무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금융기관의 지급명령 공시송달 특례를 폐지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한다. 지급명령은 채권자의 신청만으로 법정 출석 없이 강제집행 권원을 확보할 수 있는 약식 분쟁해결 절차다. 원칙적으로 지급명령 절차에서는 공시송달이 허용되지 않으나, 지난 2014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유동화전문회사 등 26개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 예외적으로 허용되어 왔다.

▲ 금융기관 '공시송달 특례' 폐지…채무자 모르는 소멸시효 연장 막는다


그러나 해당 제도가 상환 능력이 없는 취약계층 채무자에게까지 기계적으로 적용되면서, 채무자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소멸시효가 연장되어 장기간 추심에 노출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법무부는 공시송달 특례를 전면 폐지해 무분별한 소멸시효 연장 관행을 개선하고 채무자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소멸시효의 '원칙적 완성, 예외적 연장'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한 후속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 우선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을 개정해 오는 9월부터 금융기관이 개인금융채권의 소멸시효가 처음 도래하는 시점에 시효를 완성하는 경우에만 대손인정과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금융기관별 개인금융채권 소멸시효 완성 실적을 보고하고 공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올해 상반기 실적부터 공시할 예정이다. 금융회사가 회수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효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오는 9월까지 내규에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소멸시효 연장 관행을 차단하고 연체채권의 적극적인 정리를 유도한다.

법무부와 금융위원회는 상환 능력을 고려한 추심 관행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협력해 경제적 취약계층에 처한 채무자 보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장기 연체 채무자의 재기를 가로막는 무분별한 시효 연장 관행을 개선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이 이뤄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상환능력이 희박한 채무자에게까지 지급명령을 통해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는 잘못된 관행이 이번 제도 개선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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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