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르신 재산관리 '국가가 함께'…공공신탁 시범사업 22일 시행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최대 10억까지…2028년 본사업 도입 계획
국민연금공단, 맞춤형 재정지원계획 수립부터 철저한 지출 모니터링까지

정부가 치매 어르신의 재산을 국가가 위탁받아 관리하는 ‘치매공공신탁제도’ 시범 운영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경제적 학대를 예방하고 어르신의 안전한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22일부터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번 사업은 신뢰성 있는 공공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어르신의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보호하는 공공신탁 기반의 지원사업이다. 주요 대상은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등으로 인해 경제적 학대 위험이 있는 기초연금수급자로, 국민연금공단 7개 지역본부에서 상담과 신청이 가능하다.

▲ 치매 어르신 재산 국가가 지킨다…'공공신탁' 시범사업 22일 시행



정부가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는 치매 환자의 자산 규모 확대와 그에 따른 범죄 노출 위험이 자리 잡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가 보유한 자산은 약 154조 원으로 추정된다. 판단 능력이 저하된 치매 환자는 사기나 재산 갈취 등 범죄에 취약하며, 최근 요양원 입소 환자의 재산을 임의로 사용하거나 재가 노인의 임대료가 체납되는 등 재산관리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서비스 이용자는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황에 맞는 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한 뒤 국민연금공단과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공단은 계약에 근거해 위탁재산을 월별로 배정하고, 대상자의 상태와 재산 관리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위탁 가능한 재산은 현금, 지명채권,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한정되며, 민간 신탁시장을 고려해 상한액은 10억 원으로 제한된다.

비용의 경우 기초연금수급권이 없는 어르신은 위탁재산의 연 0.5%를 이용료로 부담해야 한다. 다만 65세 미만 조기발병 치매 환자 중 차상위계층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예외적으로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정부는 시범사업의 추이를 지켜본 뒤 지원 대상과 재산 범위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철저한 사후 관리 체계도 마련됐다. 신탁이 개시되면 국민연금공단 지역본부는 생활비와 요양비 등을 정기적으로 배분하며, 계획에 없는 특별지출이나 계약 해지 요청 시에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또한 반기별 1회 이상 현장 방문을 통해 지출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재산 내역을 대상자에게 정기적으로 통보해 투명성을 높인다.

정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년간의 점검을 거쳐 2028년 본사업을 도입할 계획이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는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치매 어르신의 재산 관리를 국가가 함께 동행하며 지켜드리는 든든한 보호막이 될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본인의 재산을 자신의 안전하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 온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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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