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K-아이웨어 브랜드의 신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수백억 원대 모방 상품을 제조·판매한 업체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타인의 신제품을 모방한 행위만으로 구속이 이뤄진 최초의 사례다.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 특허범죄조사부는 타인의 상품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수입·판매한 법인 A사의 대표 ㄱ씨(38) 등 3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조사 결과, 관련 경력이 전무한 ㄱ씨는 2019년 아이웨어 브랜드를 설립한 뒤 별도의 디자인 개발 인력 없이 국내 유명 브랜드 B사의 인기 상품을 무단 복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는 B사의 선글라스 등을 직접 촬영해 해외 제조업체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모방 상품 51종, 총 32만 1,000여 점(판매가 기준 123억 원 상당)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모방 상품 44종, 41만 3,000여 점을 수입한 혐의도 추가됐다.
기술경찰이 A사의 모방 상품을 3D 스캐닝으로 분석한 결과, 피해 상품과 오차 범위 1mm 이내로 일치하는 선이 95% 이상인 경우가 29종에 달했다. 특히 이 중 18종은 일치율이 99% 이상으로 나타나 사실상 디자인을 그대로 복사한 '데드카피'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를 입은 B사는 상품당 최소 1년 이상의 연구개발 기간과 5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온 기업이다. 이번 범행으로 B사는 심각한 매출 감소와 브랜드 가치 훼손 등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으며, 이는 K-패션 산업 전반의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패션 업계는 유행 주기가 짧아 디자인을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B사의 피해 상품 51종 역시 미등록 상태였으나, 기술경찰은 ㄱ씨가 창작적 노력 없이 타인의 성과에 무임승차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점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현행법은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이라도 출시 3년 이내의 신제품을 모방할 경우 형사 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 당국은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해 A사의 재산 약 78억 원에 대해 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의 결정을 받아냈다. 또한 유통 대기 중이던 모방 상품 약 15만 점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해 추가 유통 가능성을 차단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이번 사례는 디자인권이 없는 신제품 형태를 그대로 모방해 판매한 행위를 형사처벌하고 피의자를 구속한 첫 사례로, 디자인권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지식재산처는 창작과 혁신이 정당하게 보호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디자인권 침해나 신제품 형태모방을 통해 무임승차하는 범죄에 대해서 엄벌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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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