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사규 등 공공기관 내부규정 전수점검…청탁금지법 사각지대 해소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청년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과제를 중점 발굴해 입시·채용 불공정과 비정규직 차별 등을 적극 해소한다.
또 고위공직자의 가족채용 및 수의계약 체결을 엄격히 제한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과 민간에 부정청탁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청탁금지법’ 개정 등을 적극 추진한다.
공익신고 대상법률은 468개로 늘려 신고자의 보호와 보상을 강화하고, ‘부정수급징후 예측시스템’을 가동해 부정청구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등 ‘나랏돈의 공정한 사용기준’을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3일 2020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올해도 국민과 함께하는 반부패·공정 개혁, 따뜻하고 촘촘한 권익구제를 통해 범국가적인 공정사회 및 포용국가 실현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권익위는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와 ‘청렴사회민관협의회’를 중심으로 각 부처 및 사회 각계와 협업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반부패·공정 개혁 성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생활적폐대책협의회를 통해 기존 생활적폐 9개 과제 외에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신규불공정 및 비리 개선과제를 발굴해 중점 관리함으로써 반부패 개혁 완수를 뒷받침한다.
또한 국민생각함, 청렴포털 등을 통해 반부패 정책 추진과정에 국민참여와 정보공개를 보다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18년 수립한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에 대한 이행 점검 및 공공기관에 대한 청렴도 측정 및 부패방지시책평가 등 부패수준 진단·평가를 통해 공공부문의 반부패 노력을 지원한다.
아울러 공직자의 청렴 기준을 국민 눈높이까지 강화하고자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을 조속히 제정해 고위공직자의 가족채용 및 수의계약 체결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공직자 직무수행의 청렴성과 공정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다.
학위취득, 장학금 수여 등 입시·학사 관련 업무실태를 점검해 부정청탁 대상직무에 포함하고, 공직자가 민간에 부정청탁을 할 수 없도록 ‘청탁금지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공직자 행위기준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특히 올해는 청렴이 우리사회 일상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민간부문 및 국제사회와의 공조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회 각 분야 구성원들이 스스로 약속하고 실천하는 ‘청렴사회협약’을 공기업과 방위산업 등 5개 분야를 넘어 경제와 금융 등 국민 생활에 영향이 큰 분야로까지 확대해 나간다.
또 고위공직자의 솔선수범을 통한 사회 전반의 청렴의식 확산을 위해 정무직,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청렴교육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청렴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어린이 청렴 체험교실’ 등 초·중·고생을 위한 청렴교육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하고, 청탁탁금지법이 ‘생활 속 반부패·공정 규범’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업 등을 대상으로 현장형·실천형 교육도 강화한다.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하는 ‘제19차 국제반부패회의(IACC, International Anti-Corruption Conference)’에서는 한국의 반부패 노력과 성과를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반부패 이슈에 대한 관심과 논의도 확산할 계획이다.
◆ 국민 생활 속 불공정 개선
국민권익위는 올해 기회와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저해하고 우리사회의 혁신을 가로막는 생활 속 불공정·특혜 요인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시민참여 토론회, 청년 아이디어 공모전, 민원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공정 감수성이 높은 2030세대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청년체감’ 공정과제를 중점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입시·채용 과정의 불공정, 비정규직 차별과 같은 기회장벽이 적극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음악·동영상과 같은 콘텐츠 구독, 생활용품 렌탈서비스 계약 등 ‘소유’ 중심에서 ‘공유·구독’으로 전환되는 사회 변화에 맞춰 생활 속 불공정을 초래하는 제도들도 함께 개선한다.
불공정한 사규 등 공공기관 내부규정도 전수 점검해 개선하는데, 올해부터 3년동안 491개 공직유관단체를 대상으로 인사 및 공공계약 등 주요 업무 과정에서 직권·재량 남용 가능성이 있는 불공정한 규정을 샅샅이 찾아 집중 개선할 방침이다.
또 채용비리 근절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사회 전반에 공정채용 문화를 확산해 나갈 계획으로, 지난해 발표한 공공기관의 직전연도 채용에 대한 전수조사 정례화 방침에 따라 공공기관 채용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채용비리 빈발분야 및 점검 사각지대에 대한 추가점검도 실시한다.
이와함께 관계부처와 함께 공정채용 가이드북 보급 및 취약분야 업종별 컨설팅 등을 실시해 공공과 민간부문까지 공정 채용문화를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부패·공익 신고자에 대한 보호와 보상도 확대한다. 병역법 및 단말기유통법 등 국민생활과 밀접하고 공익신고자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법률을 공익신고 대상법률에 추가해 그동안 284개로 한정됐던 신고자 보호대상 법률을 468개까지 늘린다.
국민권익위의 신고자 보호조치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추가적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지 점검과 사후관리를 강화해 신고자를 끝까지 보호한다. 신고자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기 위해 보상금을 보상대상가액의 정률(보상대상가액의 4~30% → 30%)로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상대상가액이란 신고로 인한 과태료·과징금 부과 등으로 공공기관 수입의 회복·증대 또는 비용 절감을 가져오거나, 그에 관한 법률관계가 확정된 금액이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시행한 공공재정환수법의 안정적 시행으로 ‘나랏돈의 공정한 사용기준’을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민권익위는 각종 보조금, 출연금 등의 허위·과다 청구 등을 방지해 공공재정지급금이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하고, ‘눈먼 나랏돈은 없다’는 사회 전반의 인식변화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공재정 부정청구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분석해 취약분야를 예측하는 ‘부정수급징후 예측시스템’을 가동하고, 실태점검과 제도개선을 통해 부정청구를 선제적으로 예방한다.
아울러 새로운 제도를 잘 알지 못해 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없도록 수급자, 일반국민, 공직자 등에게 제도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리는 맞춤형 홍보도 실시할 계획이다.
◆ 적극행정 선도로 국민 권익구제 확대
국민권익위는 저소득층의 긴급지원 요청과 같은 사회안전망 관련 고충민원, 소재·부품·장비 등 각종 혁신산업과 관련된 인·허가, 자금지원 등에 관한 고충민원을 신속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행정심판 접수·처리 과정의 국민 편의도 제고한다. 온라인을 통한 사건처리 현황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국선대리인 신청에 필요한 증빙서류도 담당 공무원이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을 통해 확인해 국민들의 서류제출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포용사회 실현을 가로막는 대형 집단민원 해결에 역량을 집중해 여러 부처나 공공-민간 간의 이견이 첨예해 장기간 해결되지 않거나 전국적으로 유사하게 빈발하는 집단민원을 중점 해결해 사회적 갈등 확산을 사전에 차단한다. 이를 위해 보다 전문적·효율적으로 집단민원을 조정하기 위한 특별법 마련도 지속 추진한다.
민생·경제 현장을 직접 찾아가 고충을 해소하는 노력도 확대한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이동신문고, 기업고충현장회의, 민원 현장조정 등을 통해 전국 243개 지자체를 1회 이상 찾아가는 ‘방방곡곡 현장속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민원서비스 접근이 어렵거나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민생 현장에서 고충을 직접 청취·해결하고, 신산업·생활SOC 관련 영세·중소기업의 애로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관광지 전통시장 소상공인 고충해소 프로젝트’도 중점 추진해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해결하고, 지역 내 관광지와 전통시장을 연계해 상생하는 지역경제 발전모델도 제시할 계획이다.
국민권익위는 정부합동민원센터와 국민콜110을 통해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권익구제도 추진할 계획으로, 여러 기관과 관련된 복합민원을 한 곳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종합 상담하는 정부합동민원센터를 내실 있게 운영해 국민 편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콜110을 지능정보기술(AI)에 기반한 ‘지능형 통합콜센터’로 개편하기 위한 사업(BPR/ISP)도 추진한다.
지역 단위 민원과 갈등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현재 전국 40여 개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시민고충처리위원회(지방옴부즈만)를 더 많은 지역에 설치·운영되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아울러 국민생각함과 지역 거점대학 간의 연계를 확대해 청년들이 국민생각함을 활용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우리동네 문제해결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 국민의 목소리, 민원을 넘어 정책으로
올해 국민권익위는 정책생성-집행-사후관리 등 ‘정책의 생애주기’ 전반에 국민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국민신문고에 지능정보기술(AI)을 적용해 민원신청 단계부터 유사 민원사례를 자동 제공하여 단순한 불편이나 궁금사항은 즉시 해결한다. 처리부서도 민원담당자가 아닌 국민신문고 시스템이 자동으로 추천·배정해 민원 처리의 신속성을 높인다.
국민생각함도 지능정보기술로 이용자의 성향을 분석해 관심안건을 자동으로 추천하고, 국민들이 제안한 정책 아이디어가 반영된 결과도 공개해 ‘나의 참여가 정책으로 실현’되는 경험의 장을 제공한다.
특히 차세대 민원정보분석시스템의 고도화된 기능을 적용해 생활 속 불공정, 일·돌봄·주거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사회적 이슈를 신속히 포착·분석해 신뢰받는 정책 대응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한눈에 보는 민원 빅데이터’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편해 보다 다양한 분석정보도 개방할 예정이다.
국민권익위는 이날 업무계획에서 “그동안의 반부패 개혁 추진 결과,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PI)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는 역대 최고수준(59점, 39위/180개 국가)을 기록했다”며 “유럽반부패국가역량연구센터(ERCAS)의 공공청렴지수(IPI)도 아시아 국가 중 1위(19위/117개 국가)를 차지하는 등 우리 반부패·청렴 수준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크게 개선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반부패 개혁 총괄기관이자 국민고충 해결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더 청렴하게, 더 국민 곁으로’ 다가가 국가 청렴수준의 확실한 도약을 달성하고, 따뜻한 권익구제로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적극·공감행정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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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