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국가폭력 피해자에 첫 직접 사과… "국가가 끝까지 책임질 것"

국가폭력 과거사 사건 피해자 70여 명 청와대 초청 오찬 간담회
피해자들에 순수·평화·존중·새로운 출발 의미하는 '흰 장미' 전달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의지를 밝혔다. '국가가 기억하고, 국가가 책임지다'라는 슬로건 아래 마련된 이번 간담회에는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피해자 70여 명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현대사는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역사인 동시에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로 국민이 깊은 상처를 입었던 굴곡의 역사"라며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부름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한 점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폭력 사건의 피해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제주 4·3이나 5·18 민주화운동 등 특정 국가기념식이 아닌, 개별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위로와 사과를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치유와 명예 회복' 정부 의지 전


이날 간담회에는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 전교조 해직, 삼청교육대, 서산개척단, 사북 사건, 납북귀환어부 사건 등의 피해자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피해자들에게 '순수', '평화', '존중',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흰 장미 한 송이씩을 전달하며 비극 재발 방지와 피해자들의 새로운 출발을 기원했다.

이어진 오찬에서는 피해자들의 증언과 건의 사항이 잇따랐다. 납북 귀환 후 고문과 옥고를 치른 김영수 씨와 삼청교육대 피해자 박관식 씨 등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사북 사건 피해자인 이원갑 명예회장은 진실화해위 권고사항의 충실한 이행을 요청했으며, 양창욱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 상임위원장은 옛 보안사 건물 내 '국가폭력역사관' 조성 및 기록물 보존을 건의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소송 없이 배·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존중받는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서산개척단 피해자 정영철 씨는 "오늘 새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으며, 납북귀환어부 피해자 신평옥 씨는 "지나간 세월을 다시 돌려받을 수는 없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 한마디로 이제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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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