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 1.6%·소비 0.8%·투자 3.3%↓…“민생 안정에 총력”
지난달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석 달 만에 일제히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4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고 반도체 생산 역시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9월 높은 증가율로 인한 기저효과, 임시공휴일(10월 2일)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7월(-0.8%) 이후 8월(1.9%), 9월(1.0%)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다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생산 측면에서는 건설업(0.7%)은 증가했으나, 서비스업(0.9%), 광공업(3.5%)과 공공행정(1.4%)이 줄었다.
지출 측면에서는 내구재(1.0%)와 준내구재(4.3%)는 늘었으나, 비내구재(3.1%)가 줄어들면서 소매판매가 0.8%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중심으로 기계류(4.1%) 투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3.3% 감소했고, 건설투자에선 토목(1.0%)은 감소했지만 건축(1.3%)이 주거용 중심으로 개선되며 0.7%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산업활동은 주요 구성 지표가 대체로 하락했으나, 8~9월 연속 큰 폭 상승에 따른 것으로 추세적 조정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반도체 생산의 분기 초 감소 경향과 10월 상대적으로 적었던 조업일, 추석효과 소멸 등이 함께 결부되며 월별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수출·고용 개선,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경기 회복흐름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부문 간 회복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공업 생산은 광업 및 제조업, 전기·가스업에서 모두 줄어 전월보다 3.5% 감소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3.5%)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제조업 생산은 전자부품(10.4%), 자동차(3.2%), 1차금속(4.0%) 등에서 늘었지만 반도체(-11.4%), 기계장비(-8.3%), 전기장비(-5.8%) 등에서 줄었다.
반도체는 지난 7월(-2.5%) 이후 8월(13.5%), 9월(12.8%) 두 달 연속 두 자릿수로 증가하다가 지난달 다시 감소했으며, 감소폭은 지난 2월(-15.5%)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 기계장비 등에서 줄어 6.5%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 통신·방송장비 등에서 감소했지만 전자부품, 화학제품 등에서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0.4% 올랐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2.3%로 전달보다 8.4%포인트 상승했고, 전자부품(41.5%), 화학제품(5.3%), 1차금속(2.2%) 등에서 증가했으며, 반도체(-9.6%), 통신·방송장비(-10.3%), 자동차(-2.0%) 등에서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0.9% 줄어 5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정보통신(1.3%), 예술·스포츠·여가(4.2%) 등에서 늘었고, 도소매(-3.3%), 금융·보험(-1.2%) 등에서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도 전월보다 0.8% 줄었다.
소매 판매는 지난 8월(-0.3%) 이후 9월(0.1%)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지난달 다시 줄었다.
추석이 낀 9월에 음식료품 등의 소비가 늘었던 것이 사라지면서 소비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의복 등 준내구재(4.3%), 통신기기 및 컴퓨터 등 내구재(1.0%)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1%)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8월(4.1%), 9월(8.7%) 두 달간 증가세를 보이다 전월에는 3.3% 감소했으며,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1%)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1.2%)에서 투자가 모두 줄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토목(-1.0%)에서 줄고, 건축(+1.3%)에서 늘어 전월보다 0.7%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항만·공항 등 토목(-23.4%)에서 줄었으나 사무실·점포 등 건축(+48.6%)에서 늘어 전년 같은 달보다 26.6% 증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수입에 내수출하가 감소하면서 0.1포인트 하락했으나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3p 상승했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수출 중심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상·하방 리스크 요인이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생산측면에서는 최근 수출 개선 흐름과 반도체·조선 등 주력산업 업황 회복, 국제유가 안정 등이 긍정적이나, 주요국 경기 회복속도의 불확실성과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여전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소비·투자는 양호한 고용상황과 누적된 가계저축, 주요국과의 활발한 정상외교에 따른 투자협력 등이 상방요인이나, 건설수주 부진과 가계부채 부담이 이어지는 점은 하방요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가 등 민생안정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내수 활력제고 등 경기회복 흐름을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음 달 동행축제 개최와 소상공인 금리부담 경감 등 취약부문 중심의 내수 활력 보강을 추진하고, 분야별 철저한 물가관리 및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강화 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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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