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테이퍼링을 개시한다는 발표와 관련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이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FOMC 결과가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무리 없이 소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 연준은 3일(현지시간) 이달과 다음달 각각 150억 달러씩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경제 전망에 변화가 있을 경우, 자산매입 규모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차관은 “FOMC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미국 연준을 비롯해 정상화 단계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국가들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중국의 헝다그룹 및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 등과 같은 리스크 요인이 중첩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인플레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와 미국 연준 등 각국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전개 상황과 주요 통화 당국의 동향, 글로벌 경제의 흐름 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시 신속히 시장안정에 나설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금리상승 대비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국채시장과 관련해서는 ”11월 단기물(3년물) 발행물량을 10월 대비 절반으로 축소한 데 이어 내일(5일) 중 최근 변동성이 컸던 중기물(5~10년) 중심으로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3일 만기분산용 바이백 2조원을 더하면 이번 주에만 총 4조원 규모의 바이백이 이뤄지는 만큼 수급 여건 완화, 시장 심리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며 “향후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경우 한은과의 적극적 정책 공조를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외 금리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부채 상환 부담도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그간 빠르게 증가해 온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저소득층·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금리 상승과 부채관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중금리 대출과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금년 중 약 42조원 규모로 공급하고 내년에도 지원 규모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소상공인 대상 약 6조원 규모의 저리 긴급자금 대출과 함께 2조 4000억원 규모의 손실보상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고 손실보상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을 위한 별도의 맞춤형 대책도 이달 중 마련할 계획이다.
4분기 단계적 일상회복과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규모 소비행사 시행, 소비쿠폰 재개 등 내수 활력 복원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물류 지원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 고시 제정 추진과 관련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 차관은 “최근 중국이 석탄가격 상승, 전력난 등을 이유로 10월 15일부터 요소 수출 전 상품검사 실시를 의무화하며 중국산 요소 수입이 사실상 중단돼 차량용 요소수 공급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는 가안정법에 근거한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다음주 중 제정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환경부와 지방환경청에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환경부·공정위·국세청·관세청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합동 단속반을 가동해 매점매석 행위에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함께 중국과 협의를 통한 수출 재개, 산업용 요소의 차량용 전환, 수입 대체와 통관 지원 등 요소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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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